2009년 혹은 2008년에 개봉한 신작영화들은 무언가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자리가 있었음에도 수업 때문에 개막작을 놓친 나는 그 한을 풀기 위해 최소한 3편 이상 영화를 봐야 한다고 마음먹었었다.
개그맨 칸닝구 타케야마의 배우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영화 <수호천사>는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수작 코미디영화였다. 스토커로 오해받으면서도 순수한 여고생을 지키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중년남자의 눈물과 웃음없이 볼 수 없는 소동! 복잡한 사건을 하나로 귀결시키는 일본영화감독의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사토 유이치라는 감독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방구석 패인인 아들이 강아지와 함께 길을 나서는 이색 로드무비인 <강아지 마메시바>는 동물의 연기력이 관객들을 매료시킨 영화였다. 사실 <강아지 마메시바>는 굳이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다. 하지만 주연이 사토 지로 라는 말을 듣고는 상연 전날 예매한 영화다. 사실 이 배우는 거의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 혹은 단역으로 출현한 배우였다. (나는 일본드라마 <전차남>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짓궂은 상사로 이 배우를 처음 알았다) 특유의 독특한 코미디연기로 가끔 주연보다 기억에 남는 훌륭한 씬 스틸러인 이 배우가 주연으로 출현한다는 사실을 안 나는 동물 나오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에도 불구하고 당장 이 영화를 예매했었다.
자신의 희극적인 색을 유지하면서 내면의 변화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사토지로라는 배우가 열연한 이 영화는 정말 감동적인 엔딩으로 다가오면서 훈훈한 감동을 이끌어 냈다.
신작들의 세계에서 가장 돋보였던 작품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성을 쌓아라!>였다. 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성터에 성을 복원하느냐?, 아니면, 공장을 짓느냐?를 두고 마을사람들 그리고 공무원들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한 물러터진 공무원의 몸에 전국시대 무장의 영혼이 깃든다. 성을 쌓지 못한 한이 맺힌 무사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골판지 상자로 거대한 성을 쌓는 기상천외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이색적인 시놉시스를 가진 이 영화는 가부키 출신 배우와 신인여배우를 기용한 캐스팅 부터가 상당히 신선한 영화였다. 영화 전반에 걸쳐 골판지로 성을 만드는 무사와 주민들, 그리고 그 성을 무너트리려는 공무원들과의 팽팽한 대립 속에 과연 성이 완성될 것인가? 하는 물음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 깊게 몰입하게 만들고 있었다.
멋진 대사나 장면들도 많았는데, 두 사무라이가 도지사의 도청을 습격한 후 사무실을 돌아보다가 주인공이 지르는 대사 “이건 성이 아니라 그냥 멋없는 상자가 아니더냐!!”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끝없이 형태를 바꾸는 상자로 윤회의 의미를 전달한다던지, 일본문화의 일면을 전달하는 다양한 은유의 발견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큰 신인감독을 발견했기에 <성을 쌓아라!>는 내가 본 영화중에서 가장 빛나는 영화였다.
보너스로 <성을 쌓아라!> 예고편 하나 올린다 정식개봉하거나 DVD 출시된다면
감독의 이전 단편이 꼭 수록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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