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로그 마이가든



패배자의 파라다이스에 잘오셨습니다!! 이곳은 파라다이스

 나이 먹을 만큼 먹어도 이루어 놓은 것 없고, 가진 것이 없다.
괜찮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 자신을 너무나도 낭비해왔다.
많은 결과에 실패하고 많은 감정에 실패하고
가끔 용기를 내서 도전하기를 마음먹어도 바보처럼 깨지는 인생이다.
정말 패배자의 인생이다.
그래도 그래도 아주 찬찬히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 패배자의 인생을 돌아보면
꼭 나쁜 일만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고 꿈과 의지
그리고 인생은 아름답다고 외칠만한 멋진 추억들과 더 낳은 인생을 위한 깨닭음도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승리자가 되고픈 야망이 아직까지 내 마음속에 있다.
그 어떤 실패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의지를 얻을 수 있는 이곳
바로 그 의지의 기록이 담긴 이 곳 바로 이곳이

!!!!!패배자의 파라다이스다!!!!!

영화제라고 하기엔 조금 쑥스럽지만... : 제6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 3 효율적인 시간죽이기


감독과의 대화
저번 같은 공간에서 열린 유럽영화제와는 다르게 이번 일본영화제에는 9명이나 되는 영화감독들이 관객들을 찾아왔다. 물론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던 가메라 시리즈 역시 그 반응이 열광적이었지만, 일본영화팬들에게는 정말 황금 같은 기회였다.
 혼자 가는 사람에게 콜라2잔 나오는 콤보2000원 할인 그리고 매일 갈수 없는 사람에게 5일간의 스탬프 이벤트가 쓸모없는 마당에 이벤트가 부실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아쉬움을 금방 잊을 수 있었을 정도로 일본영화제의 감독과의 만남은 탄탄했었다.

가까운 위치에서 감독의 이야기를 듣는 감동이 일본영화제에는 있었다.

요기!!
 
이번 일본영화제는 11관과 10관에서 주로 상영했는데, 그 사이의 복도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부지런한 관객이라면, 감독을 바로 앞에서 보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메라 시리즈의 가네코 슈스케 감독님은 숙제 때문에 영화를 보러 왔다는 나에게도 매우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었고 나 역시 그 날 감독의 팬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심포지엄을 준비중인 두 게스트
 
심포지엄에서도 류승완감독과 가수 호란의 참여로 인해, 괴수영화와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은 더더욱 불타올랐다. 이번 심포지엄을 위해 가네코 슈스케 감독도 류승완감독의 영화를 모두 보고 오는 등 준비를 많이 한 눈치였다.
 가메라1편을 보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야기했었지만, 이번에도 괴수영화 한일 합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가네코 슈스케 감독이 아주 흥미로운 시놉시스를 거론했다.
 “북한에서 괴수가 내려와 남한과 일본이 연합하여 괴수와 싸우고 그 와중에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내부 분쟁이 일어나는 시나리오는 어떨까요?”
 이 때 영화팬들과 패널들도 감독의 독특한 발상에 다 같이 웃었고, 실제 그런 영화가 나오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하게 되었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감독은 바로 신인 고하츠 요 감독이었다. 

고하츠 요 감독과 그 아내분
 (사진 출처 일본영화제 블로그)

 토요일, 나는 메가박스로 들어가기 전 입구 앞에서 서성거리는 한 일본인 남녀와 마주쳤다. 왜 그런지 이 남자가 감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성을 쌓아라!>의 고하츠 요 감독이었다. 영화 <성을 쌓아라!>로 장편 연출에 데뷔한 고하츠 요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가 하고 사인은 물론, 일본개봉 당시 사용한 홍보전단을 나누어주고, 촬영당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오는 등 자신의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려는 열정을 간직한 사람이었다. 

고하츠 요 감독이 가져온 사진들, 
정말 관객과의 대화를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려는 젊은 열정이 있는 사람이었다.

 (감독의 아내분은, 영화 속 복장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성을 쌓아라!>의 감독과의 대화에서 일본에서 오신 한 노년의 건축가 덕분에 그 날 좀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정말 좋은 말씀 많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하자 그 분은 유창한 한국어로
 “이 영화에는 일본문화의 메타포가 담겨있으니까 잘 찾아봐요”
 라고 말하시며 명함 한 장을 건네 주셨다. 알고 보니 모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키는 교수님이셨다. 


 정말 가까움이 느껴지는 특별한 관객과의 대화였지만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자면
 사실 괴수영화는 그 영화의 자체의 재미 혹은 신화적 시나리오 전개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지만 그 무엇보다 일본사회와의 맥락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다. 주로 관객과의 대화가 1편과 3편의 상영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2편 상영 시 이 맥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전문과와의 대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포지엄에서 가네코 슈스케 감독)
열정의 시대
 영화제를 보고 집에 가던 길에 예전에 한 블로거를 통해 들은 이와이 슌지감독의 코멘트가 떠올랐다 <러브레터>로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이와이 슌지감독은 원작이 있는 미디어 믹스 영화가 많은 일본영화를 거론하며 우리도 한국처럼 영화 자체만을 위해 만드는 영화시나리오 혹은 그런 영화제작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코멘트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 이번 신작들 중에서 원작이 있는 영화를 3편이나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일본 영화는 만화 혹은 소설원작의 영화가 많은 편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그런 미디어믹스의 도구로 영화가 많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이와이 슌지감독은 잠시나마 한국이 부러웠나 보다.
 하지만 대중과의 소통이 취약한 점에도 불구하고 숫자의 측면에서 우리를 압도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애니메이션을 제외한다 치더라도 내수 시장이 넓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본영화가 가진 특별한 매력은 말 그대로 열정에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영화인의 열정이 차갑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매니아들로부터 탄탄한 지지기반을 형성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리즈물을 만들 수 있는 능력, 분명 한국영화가 보여주지 못하는 기상천외한 다양한 얼굴들을 만들어내는 일본영화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열렬하게 사랑하는 열정과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열정이 담겨있었다.
 누군가는 (나쁜 의미에서) 오타쿠라고 폄하하는 열정일지도 모르지만 그 뜨거운 열정의 색은 분명 우리의 것과는 달랐고, 정말 매력적이었다.
 정말 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제가 지속적으로 메가박스에서 뜨겁게 불타오르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물론 고하츠 요 감독의 신작도!!)

영화제라고 하기엔 조금 쑥스럽지만... : 제6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 2 효율적인 시간죽이기

2009년 혹은 2008년에 개봉한 신작영화들은 무언가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자리가 있었음에도 수업 때문에 개막작을 놓친 나는 그 한을 풀기 위해 최소한 3편 이상 영화를 봐야 한다고 마음먹었었다.
개그맨 칸닝구 타케야마의 배우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영화 <수호천사>는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수작 코미디영화였다. 스토커로 오해받으면서도 순수한 여고생을 지키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중년남자의 눈물과 웃음없이 볼 수 없는 소동! 복잡한 사건을 하나로 귀결시키는 일본영화감독의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사토 유이치라는 감독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방구석 패인인 아들이 강아지와 함께 길을 나서는 이색 로드무비인 <강아지 마메시바>는 동물의 연기력이 관객들을 매료시킨 영화였다. 사실 <강아지 마메시바>는 굳이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다. 하지만 주연이 사토 지로 라는 말을 듣고는 상연 전날 예매한 영화다. 사실 이 배우는 거의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 혹은 단역으로 출현한 배우였다. (나는 일본드라마 <전차남>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짓궂은 상사로 이 배우를 처음 알았다) 특유의 독특한 코미디연기로 가끔 주연보다 기억에 남는 훌륭한 씬 스틸러인 이 배우가 주연으로 출현한다는 사실을 안 나는 동물 나오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에도 불구하고 당장 이 영화를 예매했었다.


자신의 희극적인 색을 유지하면서 내면의 변화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사토지로라는 배우가 열연한 이 영화는 정말 감동적인 엔딩으로 다가오면서 훈훈한 감동을 이끌어 냈다.
 신작들의 세계에서 가장 돋보였던 작품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성을 쌓아라!>였다. 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성터에 성을 복원하느냐?, 아니면, 공장을 짓느냐?를 두고 마을사람들 그리고 공무원들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한 물러터진 공무원의 몸에 전국시대 무장의 영혼이 깃든다. 성을 쌓지 못한 한이 맺힌 무사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골판지 상자로 거대한 성을 쌓는 기상천외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이색적인 시놉시스를 가진 이 영화는 가부키 출신 배우와 신인여배우를 기용한 캐스팅 부터가 상당히 신선한 영화였다. 영화 전반에 걸쳐 골판지로 성을 만드는 무사와 주민들, 그리고 그 성을 무너트리려는 공무원들과의 팽팽한 대립 속에 과연 성이 완성될 것인가? 하는 물음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 깊게 몰입하게 만들고 있었다.


 멋진 대사나 장면들도 많았는데, 두 사무라이가 도지사의 도청을 습격한 후 사무실을 돌아보다가 주인공이 지르는 대사 “이건 성이 아니라 그냥 멋없는 상자가 아니더냐!!”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끝없이 형태를 바꾸는 상자로 윤회의 의미를 전달한다던지, 일본문화의 일면을 전달하는 다양한 은유의 발견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큰 신인감독을 발견했기에 <성을 쌓아라!>는 내가 본 영화중에서 가장 빛나는 영화였다.

보너스로 <성을 쌓아라!> 예고편 하나 올린다 정식개봉하거나 DVD 출시된다면
감독의 이전 단편이 꼭 수록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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